어느 재소자의 우표 기부, 그 후
사람 2013. 9. 2. 16:01 |지난 3월, 아름다운재단으로 전해진 어느 재소자의 편지 한 통과 우표, 혹시 기억하시나요?
사회와 격리되어 있지만 우표를 통해서라도 나눔에 함께 하고 싶었던 그의 간절한 마음.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 나눌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눔이란 나누는 사람과 도움을 받는 사람 모두에게 희망의 꽃 한송이라는 것을 깨우쳐주었던 그의 작지만 큰 행동은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메인 페이지에도 소개되었고,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습니다.
어느 재소자의 첫 편지와 우표
그리고, 5개월. 그 사이 계절은 봄에서 여름을 지나 이제 가을을 맞이했습니다.
우표 기부자님은 여전히 적어도 한달에 한번 아름다운재단으로 우표를 보내고 계십니다.
편지봉투엔 좋은 글귀를, 편지지엔 가끔씩 정성스럽게 손그림을 그려 보내주시기도 합니다.
늘 함께 동봉되어 있는 손편지엔 그분의 따뜻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얼마전 진행된 '무더위캠페인' 소식을 듣고는 이런 편지를 보내셨습니다.
"저는 죄를 짓고도 선풍기 앞에서 무더위를 잊고 사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간사님의 편지를 읽고 방 사람들과 이야기하여 단 하루라도 선풍기 사용 말고 지내고자 합니다. 마음과 달리 이곳이 개인 마음대로 하고 될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단 하루만이라도 힘들게 사시는 분들을 생각하며 현실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내고자 합니다. 뜻 있는 사람들이 모이면 이루지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작은 나눔이 더 어려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아름다운재단으로 보낸 우표가 벌써 12만원어치. 이렇게 꾸준히, 이렇게 많이 보내주실줄 몰랐던 터라 이제는 우표를 현금으로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솔직히 알려드려야겠다 마음먹고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분은 적잖은 충격을 받으신 듯 했습니다.
"이곳 재소자들 사이에서는 우표 낱장은 안되고 전지라면 우체국에서 현금화 된다라고 다들 알고 있지요. 근데 현금화 되질 않는다니...담을쌓고 사는 이곳에서 사회소식이란...너무나도 송구합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우표들. 우표는 한달에 2번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번 시작된 나눔의 마음은 이제 아무도 꺾을 수 없는 강한 삶의 의지가 되어 있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출소날까지 우표로 기부하고 싶습니다. 저의 우표가 어디에 사용되든 작은 도움이 된다면 그러고 싶습니다. 간사님, 그러면 안되겠습니까?"
내년 6월이면 출소한다는 우표 기부자님은 건강한 사회인으로 당당히 살아가기 위해 자격증 시험을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사회로 돌아온 그분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차디찬 감옥 안에서 어떻게든 나눔에 함께 하고 싶었던 그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여러분과 함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뵐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사회인으로 살아가면서도 기부 할 것이며 그때는 지금보다 더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일하며 모은 돈으로 기부할 겁니다."
우표 기부자님의 편지
이제 매달 오는 우표 기부자님의 편지를 훨씬 더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는 이 소중한 우표를 어떻게 하면 더 의미있게 쓸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중입니다. 언젠가 여러분의 집으로 이 우표가 붙은 아름다운재단의 우편물을 받아보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편물에서 우표를 볼 기회가 거의 없어진 요즘, 작은 우표에 담긴 마음을 한번 느껴보세요. 나눔으로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계신 어느 기부자님의 희망이 그 안에 담겨있을 겁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나눔의 힘! 당신도 한번 느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아름다운재단은 우표 기부자님과 함께, 우리 사회 모든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사는 천국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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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우체통 경영기획국│신은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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