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지애킴의 중남미여행 마지막 이야기 

마지막 이야기는 멕시코에서 춤바람 난 지애킴의 얘기로 시작해보도록 하자 



  • 2013/10/14  - [지애킴의 중남미여행11] 멕시코, 해치지않아요 
  • 2013/10/07  - [지애킴의 중남미여행10] 브라질, 쌈바? 리우!!!! 
  • 2013/09/30  - [지애킴의 중남미여행9] 이과수폭포, 물이 다 같은 물이 아니야 
  • 2013/09/16  - [지애킴의 중남미여행8] 아르헨티나, 진짜 알고 있나요?
  • 2013/09/09  - [지애킴의 중남미여행7] 빙하, 기대해도 좋아요
  • 2013/09/02  - [지애킴의 중남미여행6] 칠레의 대자연 
  • 2013/08/26  - [지애킴의 중남미여행5] 세상에서 제일 긴 나라, 칠레 
  • 2013/08/19  - [지애킴의 중남미여행4] 하늘과 맞닿은 곳, 볼리비아 유우니 소금사막 
  • 2013/08/12  - [지애킴의 중남미여행3] 드디어 마추픽추, 그리고 못다한 페루이야기
  • 2013/08/05  - [지애킴의 중남미여행2] 페루, 마추픽추와 아이돌의 나라?
  • 2013/07/29  - [지애킴의 중남미여행1] 여행, 어디까지 가봤니?



  • 정확히 내가 살사(Salsa)를 처음 배우게 된 건 지금으로부터 약 8년전이고 지금 9년째에 접어들었다. 

    흐억!

    긴 시간만큼 완전 잘할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은게, 내가 살사에 열정적이었던 건 실제로 초반의 3-4년 뿐이다. 

    최근 3-4년 동안에는 1년에 살사바(Salsa Bar) 가는 날이 5번도 되지 않는 간헐적(?) 취미활동이었다. 

    중남미여행을 준비하면서 살사의 나라인 쿠바를 갈까 말까 엄청 고민했지만 결국 가지 못했다. (다음 기회에 꼭!) 



    약간 열정이 식은 취미활동이지만 가슴속에 Salsa DNA는 라틴음악이 들리면 언제나 심장이 쿵쾅거렸다.  

    페루에서 살사바에 가서 고산임에도 불구하고 춤추며 호흡곤란을 겪었지만 정말 재밌었다!!  

    그 뒤로 계속 살사를 추고 싶었지만 칠레에서는 멀어서 못가고, 아르헨티나에는 갔으나 문을 닫는 날이어서 실패. ㅠ.ㅠ

    정열의 대륙, 라틴아메리카에 왔는데 어찌 춤을 추지 않을 수 있으랴-



    멕시코시티에는 '단손광장'이라는 곳이 있다. 

    매주 토요일에 이 광장에서 '단손'이라는 이름의 춤을 추는 사람들이 모여서 춤을 춘다고 한다. 

    정보를 입수했으니 가볼까. 근데 지하철을 타야 한다. 처음 타는 멕시코 지하철. 두근두근 



    멕시코_지하철 표 멕시코_지하철 표





    멕시코시티의 지하철에는 여성전용칸이 있다. 

    지하철의 맨 앞쪽 2개 칸이 여성전용칸인데 출퇴근 시간의 주요 시간에만 운행된다. 

    하지만 다른 시간대에도 맨 앞쪽에는 거의 여성전용 같은 느낌이라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멕시코_복잡한 지하철멕시코_복잡한 지하철





    드디어 단손광장 도착! 길거리에서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 

    초보로 보이는 분들이 일렬로 서서 구령에 맞춰서 스텝을 연습하고 있다. 

    역시 모든 춤에는 연습이 생명이다 :D



    멕시코_단손 광장에서 연습하는 사람들 멕시코_단손 광장에서 연습하는 사람들





    이 흥겨운 순간에 배가 출출하다 ㅎㅎ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과일을 잘라서 컵에 넣어 팔고 있다! 

    보통 수박, 오렌지, 망고, 파파야, 코코넛, 오이(?)를 잘라서 파는데 포크를 함께 주기 때문에 먹기 편하다. 



    멕시코_과일을 잘라서 컵에 넣어서 팔고있다 멕시코_과일을 잘라서 컵에 넣어서 팔고있다




    다 다르게 담아져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뭘 먹을까 고르고 있는데!!! 

    낯선 아저씨 등장!!!! 

    그러더니 갑자기 나한테 과일을 사주는 것이다. 멕시코에 온 것을 환영한다면서.. 

    아.. 감동적이다..  너무 맛있다.. ㅠ.ㅠ 

    갑자기 말을 걸길래 이상한 사람인가 싶어서 흠칫 놀랐던게 미안해진다. 



    멕시코_과일 사주신 친절한 아저씨 멕시코_과일 사주신 친절한 아저씨





    친절한 아저씨의 호의에, 달달한 과일을 먹으니 더욱 기분이 좋아진다. 

    이제 본격적으로 단손 춤을 구경해볼까. 

    근데 이 춤은 즐기는 분들이 나이가 좀 있으신 듯- 



    멕시코_여유로운 단손댄스멕시코_여유로운 단손댄스




    단손은 11박자의 춤이라고 한다. 그리 어려운 스텝은 아닌 것 같지만 우아하다. 







    구경하면서 스텝을 혼자 따라하려고하니 주위에 친절한 할아버지(??)들이 가르쳐주신다. 

    살사 덕분에 커플댄스에 익숙한 나는 별다른 망설임 없이 손잡고 원투~ 쓰리~포!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하는 칭찬 속에 또 기분이 좋아진다. 

    너무 친절한 사람들-  

    그냥 구경만 하려고 했는데 친절한 분들에게 단손을 배워서 무려 한시간이 넘게 춤을 췄다. 



    멕시코_친절하게 춤을 가르쳐준 할아버지(?)멕시코_친절하게 춤을 가르쳐준 할아버지(?)





    "우리는 매주 토요일에 여기서 춤추니까 다음주에도 또 와~" 라고 초대해주셨다. 

    사랑받는 지애킴 :D 



    멕시코_손녀뻘 아이에게 단손 춤 가르쳐주는 할아버지 멕시코_손녀뻘 아이에게 단손 춤 가르쳐주는 할아버지





    다음주에도 또 가겠다고 약속해지만 결국 나는 단손광장에는 그 이후로 가지 못했다. 

    그 이유는 바로바로! 살사를 출 수 있는 곳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멕시코시티 시장을 거닐고 있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리듬감의 살사 음악이 들려온다. 

    어디서 들려오는지도 모른채 너무 반가워서 건물을 뒤져서 여기저기 들어가보고 물어보고..  결국 찾아냈다!!!!

    드디어 살사를 출 수 있어!!!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 살사바가 아니라 살사 교습소이다 ㅠ.ㅠ 



    멕시코_살사클럽에서 살사댄스 수업중 멕시코_살사댄스 수업중





    살사교실에는 당연히 살사를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고, 강습이 한창이다. 

    나처럼 그냥 살사를 자유롭게 추고 싶은 사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이런...ㅠ.ㅠ 난 춤추고 싶다고!!!

    너무 상심해서 그냥 앉아있으니 살사교실에서 일하는 친절한 어떤 여자분이 살사바의 위치를 적어준다. 

    너무 고맙다.. 하지만 이것만 보고 여기를 어찌 찾아가지? ㅠ.ㅠ 




    멕시코_디아나가 알려준 살사클럽 멕시코_디아나가 알려준 살사클럽





    풀 죽은 내가 안쓰러웠는지 살사교실이 끝나고 나서 살사바에 같이 가자고 한다. 

    꺅!!!!

    이렇게 나에게 친절을 베풀어준 디아나(Diana, 왼쪽)와 까밀라(Camila, 오른쪽). 

    까밀라가 살사 교실의 사장님(?)이고 디아나는 거기서 일을 하고 있다. 아, 예쁘다


    멕시코_너무 예쁜 그녀들 멕시코_너무 예쁜 그녀들





    살사 교실이 끝나는 저녁 9시, 문을 닫고 다 같이 살사바에 가기로 했다. 

    (사실 멕시코에서 밤에 절대 돌아다니지 않았던 나지만 어떤 용기가 났는지 이날은 좀 예외였다. 이런게 춤바람??

    하지만 밤에는 위험하니 혼자 돌아다니지 않도록 합시다)



    멕시코_살사교실 끝나고 서둘러 고고씽 멕시코_살사교실 끝나고 서둘러 고고씽





    살사바에 간 사진은 없지만 당연히 정말 정말 즐거웠다. 

    우리나라의 살사바랑 비슷한 풍경이지만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살사 음악 CD에 맞춰서 춤을 추는데 멕시코에 가니 밴드가 직접 연주하고 노래를 한다는게 신기한 경험. 

    음악만 들어도 즐거운 그런 시간이었다. 

    친절한 디아나와 까밀라는 늘 나를 살피며 내가 즐거워하는지 신경써주며 배려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멕시코_남기고픈 추억 멕시코_남기고픈 추억




    말은 통하지 않지만 춤이라는 매개가 있어서 그런지 너무 편하고 애틋했다.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나는 까밀라의 살사 교실에서 같이 놀고 저녁에 같이 타코를 먹고 

    손짓 발짓을 총 동원해 함께 이야기하고, 웃고 또 웃었다.  



    까밀라의 남자친구인 안토니오(Antonio)는 중국의 만리장성에서 탱고를 추고 싶은 로망이 있다고해서 

    내가 그림으로 표현해봤다. 비루한 그림실력이지만 우리는 누구보다 크게 웃고 즐거웠다. 

    4일 내내 이렇게 웃었던 것  같다. 



    멕시코_안토니오의 탱고 로망 멕시코_안토니오의 탱고 로망





    까밀라의 살사 교실에서 살사를 추다가 밖을 보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멕시코시티의 랜드마크인 라틴 아메리카노 타워가 보이는 야경도 참 좋았다.  



    멕시코_해가 진 후 라틴아메리카노 타워 멕시코_해가 진 후 라틴아메리카노 타워




    함께 한 짧은 4일, 멕시코시티를 떠날 수 없게 만들어 준 누구보다 따뜻했고 친절했던 내 친구들.  

    멕시코에 대한 좋은 기억을 나에게 선물해줬고 지금도 날 웃게 만들어주는 좋은 사람들. 

    디아나, 까밀라, 안토니오. 고마워 


    멕시코_내친구들 Diana, Camila, Antonio멕시코_내친구들 Diana, Camila, Antonio




    그리고 아쉬운 마음을 안고 새벽 비행기 때문에 공항에서 노숙하고 바닥에서 자며 한국으로 돌아왔다. 



    멕시코_공항노숙 멕시코_공항노숙





    마지막으로 비행기 안에서 보는 멕시코시티의 야경. 

    안녕- 멕시코 



    멕시코_비행기에서 보는 마지막 멕시코 모습멕시코_비행기에서 보는 마지막 멕시코 모습




    그리고 지애킴의 중남미 여행, 끝. 





    그리고 덧붙이는 마무리 이야기.



    아무도 등떠밀지 않았지만 중남미여행기를 개인 블로그도 아니고 재단 블로그에 올리게 된 건 

    (물론 사무총장님이 안식월 후기를 발표해서 재단 간사들에게 에너지를 나눠주라고 세번쯤 얘기하셨지만 ㅎㅎ)

    내가 중남미여행을 안식월로 다녀왔다는 자각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는 3년차 안식월, 나만 특별하게 다녀온것도 아닌데 뭘 그리 감사해하냐고, 유난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맨 처음 여행기를 썼을 때도 얘기했지만 참으로 지쳤던 3년차 간사인 나에게 중남미는 하나의 구원이었다.  

    한발 멀리서 떨어져 나를 바라보니, 내가 스트레스 받고 아등바등 했던 것들이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졌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나의 행복이라는 것과 겸허하게 살자라는 중남미에서의 마음가짐이 나에게 평온을 주었다. 

    그리고 나처럼 힘들어 하고 있을 나의 동료들에게 간접적으로라도 전하고 싶어서 중남미 여행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실, 여행기를 쓰면서 내가 제일 기운받고 좋았음을 고백해야 할 것 같다.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게 살자고 다짐했지만 재단에 복귀하고 다시 일을 하면서 여행의 기억은 점점 멀어지고,

    쓸데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과한 걱정과 우려로 스트레스 받는 날은 어김없이 오고 말았다. 

    매주 월요일에 여행기를 올린다고 약속했는데 생각보다 월요일은 금방 돌아오고 

    월요일에 여행기를 올리면 다음 여행기를 바로 시작해야 하는 압박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있었기에 여행 후유증과 함께 다시 마주하는 일 스트레스에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중남미 여행 두달, 그리고 12개의 여행기를 썼던 두달, 나의 중남미 여행은 4달에 걸쳐 이제서야 끝이나는 것 같다. 




    행복했던 시간. 잘 다녀왔습니다  행복했던 시간. 잘 다녀왔습니다





    여행기를 끝내고 나니 끝이라는 단어가 참 알싸하게 다가온다. 

    나는 아직도 마추픽추에서 구름을 내려다 보는 것 같은 기분이고

    문득문득 치즈가 듬뿍 들어간 엠빠나다가 먹고 싶은데,

    빙하를 바라보던 추운 바람이 볼을 스치고 가는 것 같은데, 

    알파카의 "응~"하던 울음소리가 생각나 혼자 웃곤 하는데, 

    이과수 폭포 앞에서 흠뻑 젖었던 그 시원한 물보라 따귀도 생생한데, 

    디아나가 "히애, 디애"라며 지애를 발음하지 못했던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것 같은데, 

    알싸하게 그리움이 밀려온다. 



    나의 중남미 여행은 어쨌든 끝이 났다. 그립지만 나는 슬퍼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의 첫번째 중남미 여행이 끝났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두번째 중남미 여행을 꿈꾼다. 


    다시 새로운 바람이 분다. 






    - 지금까지 지애킴의 중남미여행을 함께 지켜봐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아.. 눈물이...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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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애킴
     모금국 중개사업 담당김지애 간사
    그렇게 안보이지만 사실은 낯가림, 오덕기질, 소심함 보유자. 그리고 몽상가적 기질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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