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은 날이다. 

누군가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중남미 다녀왔는데 뭘 더!'라고 얘기하지만, 

사실 그리운 곳이 있는 사람은 더 자주, 많이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법이다. 



  • 2013/09/02  - [지애킴의 중남미여행6] 칠레의 대자연 
  • 2013/08/26  - [지애킴의 중남미여행5] 세상에서 제일 긴 나라, 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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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05  - [지애킴의 중남미여행2] 페루, 마추픽추와 아이돌의 나라?
  • 2013/07/29  - [지애킴의 중남미여행1] 여행, 어디까지 가봤니?


  • 지난주 여행기를 보다가 보니 너무 어두운 사진이 있어서 새로운 사진을 하나 찾았다. 

    또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안에 있는 유일한 호텔

    방에서 보는 풍경이 저런 산이면 잠도 안올 것 같은데.. 유일한 호텔인만큼 엄청 비싸다고 한다. 뿌~ 



    칠레_또레스 델 파이네에 있는 유일한 호텔 칠레_또레스 델 파이네에 있는 유일한 호텔





    그리고 위에서 멀리서 바라본 풍경 


    칠레_또레스 델 파이네 파노라마 칠레_또레스 델 파이네 파노라마



    전혀 예상치 못한 나라인 칠레에서 대자연 어택을 받고 나니 그 감동이 새삼 더 컸던것 같다. 

    하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이었으니, 오늘의 여행기도 기대해도 좋다


    칠레 여행을 마치고 그 다음 여행지는 아르헨티나인데 

    사실 내가 아르헨티나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지식이라고해봐야 겨우 탱고와 축구였다. 


    물론, 탱고와 축구도 아르헨티나에서 유명하지만 오늘 할 얘기는 둘다 아니다.  

    중남미 여행을 준비하면서 알았는데, 아르헨티나에 빙하가 있다! 

    빙하? 그렇다. 오늘은 빙하 이야기다. 



    구글어스로 찾아 본 지도 구글어스로 찾아 본 지도




    중남미 지도를 다 잊었겠지만 다시 한번 떠올려보자. 

    남미대륙의 꼬리처럼 길게 내려온 곳은 전부 칠레가 아니라 아르헨티나와 마주하고 있는데 

    노란선을 경계로 왼쪽이 칠레, 오른쪽이 아르헨티나이다. 

    지금 우리는 지도에서 중간쯤 빨간 표시가 되어 있는 엘 깔라파떼(El Calafate)라는 지역에 있고   

    저 옆에 하얀 덩어리들이 바로 빙하가 있는 지역이다.   



    아르헨티나_빙하!!! 아르헨티나_빙하!!!




    페리또 모레노 빙하(Glacier Perito Moreno)

    모레노 빙하는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 안에서도 유명한 빙하이다. 

    지금부터 모레노 빙하 투어를 함께 해보자. 

    엘 깔라파테에서 버스를 타고 빙하를 보러가자~ 가자~ 가자~ 너무나도 들뜬 마음~ ♪~♬♩~♭  


    아르헨티나_빙하, 가까이 다가가보자 아르헨티나_빙하, 가까이 다가가보자




    빙하를 보면서 내가 제일 많이 생각한건 "내 생애에 빙하를 보는 날이 오다니!!!!"였다.  



    아르헨티나_빙하, 가까이 아르헨티나_빙하, 가까이





    멀리서만 봐도 두근두근한데 더 가까이 가보자 

    다가갈수록 빙하가 거대하게 다가온다 

    믿을 수 없는 색깔과 얼음, 

    예전에 어렸을 때 먹었던 소다맛 아이스크림처럼 생겼다. 캔디바(광고아님) 같은거. 


    아르헨티나_빙하, 더더더 가까이 아르헨티나_빙하, 더더더 가까이



    모레노 빙하 투어는 빙하를 보는 것 뿐 아니라 빙하 위로 올라가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겉에서만 봐도 멋진데 이 방하를 밟을 수 있다니!!

    무슨 동네 겨울산 오르듯이 올라갈 수 있다니!!!

    갑자기 어떤 의자에 앉으라고하더니 아이젠(등산장비 중 하나로 미끄러지지 않게 신발 아래 신는 기구?)을 신겨준다



    아르헨티나_아이젠보다 눈에 들어오는 오동통한 종아리아르헨티나_아이젠보다 눈에 들어오는 오동통한 종아리




    다 신은 모습-

    사실 비싸고 좋은 장비가 아니고 투박하고 무겁다. 

    아이젠을 끼고도 넘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다리는 일자로 하고 딱! 찍고 걸어야 한다고 주의사항을 들었다.  


    아르헨티나_아이젠 끼고 일자로 걷는 연습중아르헨티나_아이젠 끼고 일자로 걷는 연습중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드디어 빙하를 밟아보자. 

    정말 신기하게도 그냥 땅 위에 빙하가 올라와있다. 맨 아래는 이런 모습 



    아르헨티나_빙하등반 시작 아르헨티나_빙하등반 시작




    모레노 빙하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길도 안내해주는 분들.  

    걷는 법을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오르막을 오를때는 손도 잡아주심 히히 :D  

    아이젠을 끼고서도 잘못 걸으면 미끄러져서 넘어지게 되니까 조심조심해야한다. 


    아르헨티나_모레노 빙하 등반(?) 도우미아르헨티나_모레노 빙하 등반(?) 도우미




    반지원정대에 맞먹는 빙하원정대 출발- 

    그룹별로 이렇게 무리지어서 시간차를 두고 올라가게된다. 

    내가 지금 빙하 위를 걷고 있어!!!


    아르헨티나_빙하원정대 :D아르헨티나_빙하원정대 :D





    캔디바를 넘어서 파워에이드 같은 색깔(간접광고 아님) 


    아르헨티나_빙하, 어떻게 이런 색깔이 나지? 아르헨티나_빙하, 어떻게 이런 색깔이 나지?




    물이 고여 있다. 

    정말 정말 깨끗하고 정말 정말 시원했다(너무 당연하겠지만) 


    아르헨티나_빙하, 고여있는 물 아르헨티나_빙하, 고여있는 물




    빙하원정대- 좀 걸었더니 좀 힘들다(빙하의 감동도 어쩌지못할 저-질 체력)

    아이젠이 무겁고, 걷는 폼은 정말 딱 펭귄같고 불편한 자세로 계속 긴장하면서 걸으니 다리가 아프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너무 춥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앞에서 양동이에 빙하를 캐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아르헨티나_빙하캐는 아저씨 아르헨티나_빙하캐는 아저씨




    뭐지? 하면서 가까이 다가가니 조촐한 술상? 다과상이 차려져 있다. 아르헨티나표 초코파이와 위스키-

    깨서 가지고 온 빙하 얼음을 유리잔에 적당히 넣고 위스키를 따른다.  


    아르헨티나_위스키, 초코과자, 빙하얼음 아르헨티나_위스키, 초코과자, 빙하얼음




    근데 빙하는 그렇게 파란색인데 얼음은 투명하기만한게 신기하다 

    위스키 한잔 쭉 들이키고 나면 몸도 후끈 해지고 따뜻해질 것 같은데;; 한모금 먹고나니 식도가 녹아내리는 것 같다;; 



    이건 또 여담이지만, 

    어느나라든 그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 있다. 

    각종 맥주 뿐 아니라 페루에서는 피스코샤워(피스코에 라임, 설탕 등을 넣은 칵테일)도 있고 

    칠레는 와인으로 엄청 유명하고, 나중에 가는 멕시코에서는 데낄라와 코로나 등..  

    맛이라도 조금씩 보려고 하긴 했는데 술을 못마시는 나는 먹어도 맛도 모르고, 살짝 아쉬운 적이 많았다 

    멕시코에서는 코로나 맥주 한캔에 실신하여 숙소에서 두시간은 누워서 요양(?)을 했으니 말 다했지 ㅠ 



    아무튼! 위스키 두모금을 마셨다가는 몸이 따뜻하다 못해 녹아버려서 무사귀환이 어렵겠다는 판단에 

    아쉽지만 초코파이만 두개(응??) 먹었다 


    아르헨티나_빙하 얼음과 위스키 아르헨티나_빙하 얼음과 위스키





    빙하등반을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다른 측면의 전망대로 이동한다. 

    빙하도 보고, 빙하에도 올라갔는데 이제 충분해! 라는 생각을 했다면 큰 오산!! 하이라이트가 남았어! 

    역시 전망대가 있는건 다 이유가 있어서이다. 

     

    아르헨티나_전망대에서 본 빙하, 너무 가깝다  아르헨티나_전망대에서 본 빙하, 너무 가깝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거리에 빙하가 있다. 


    아르헨티나_빙하,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거리아르헨티나_빙하,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거리






    조금만 카메라 렌즈를 당겨보니 이렇게 얼음의 결이 다 보인다. 

    색깔도 색깔이지만 빼곡하게 켜켜이 쌓여진 빙하가 어디가 끝인지 모르게 쌓여 있어서 신기하기만하다.  


    아르헨티나_모레노 빙하 아르헨티나_모레노 빙하





    너무 커서 전체를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일단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보이는 모습.  


    아르헨티나_모레노 빙하, 오른쪽아르헨티나_모레노 빙하, 오른쪽




    그리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서. 



    아르헨티나_모레노 빙하, 왼쪽 아르헨티나_모레노 빙하, 왼쪽



    그리고 정면 모습 


    아르헨티나_모레노 빙하, 정면 아르헨티나_모레노 빙하, 정면





    모레노 빙하는 세계에서 두개 밖에 없는 자라나는 빙하라고 한다. 

    자라나는 빙하? 그게 뭐지 싶었는데 

    빙하가 녹는게 아니라 점점 자라나서 자꾸 육지쪽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점점 다가오다가 어느순간 빙하의 앞쪽이 무너지는데 이건 정말 정말 흔히 볼 수 없는 장관이라고 한다. 

    내가 갔을 때도 천둥 같은 굉음이 종종 들려서 날 설레게 했지만 빙하가 깨져서 무너지는 광경은 볼 수 없었다. 



    아르헨티나_굉음과 함께 깨지는 빙하 아르헨티나_굉음과 함께 깨지는 빙하





    빙하에 정신이 팔려 있었는데 뒤쪽을 보니 눈 덮힌 산과 호수가 왠지 몽환적이다.  


    아르헨티나_모레노 빙하 뒤쪽으로 눈을 돌려서 아르헨티나_모레노 빙하 뒤쪽으로 눈을 돌려서





    감동, 나는 너무 감동을 느꼈다.

    이렇게 자꾸 말하는 것이, 나의 감정을 누군가에게 강요하는 느낌이 들어서 망설여지지만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빙하는 정말, 말을 잃을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아르헨티나_모레노빙하아르헨티나_모레노빙하




    나의 격양된 어투와 사진으로 그 감동을 조금이라도 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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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애킴
     모금국 중개사업 담당김지애 간사
     그렇게 안보이지만 사실은 낯가림, 오덕기질, 소심함 보유자. 그리고 몽상가적 기질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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